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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cure driver>
동력을 상실한 공간에서의 정체된 나의 시선은 다시 동력에 의해 움직이는 운전자와 정지된 풍경의 동체를 쫓기 시작한다. Obscure driver와 Roadside tree의 차량 내부에서 양측으로 보이는 창문 밖의 속도는 이전에 작업했었던 Glass city 와 Motor collection의 시간-이미지와 유사한 대립을 보여 준다. 우선 오른쪽 창문으로 보이는 Obscure driver는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동일한 속도에 일시적으로 마주쳤다 사라지는 불특정 다수의 운전자를 포착한다.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부유하고 있는 사적인 공간에서 은밀한 카메라의 방향은 파파라치처럼 폭력적인 공격성을 갖고 있지만 짙게 코팅된 유리창으로 투과되어 들어오는 운전자의 실루엣과 제스처는 어떤 특정 대상의 고유한 정체성이 아닌 그저 도시로부터 소외하는 운전자의 일시적인 형상만을 나타낸다. 또한 일정한 거리와 속도 그리고 숨어있는 시선은 익명으로서의 쾌감과 언제든지 차선을 바꾸어 회피할 수 있는 군중 속의 안도감을 확보한다. 이러한 비장소의 세계를 흘러가고 있는 비인칭의 운전자인 나와 그들은 측면으로 만나고 측면으로 기록되며 선명하지 않은 기호로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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